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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 Biochemistry

단백질의 1차 구조 (쉽게 배우는 생화학 05)

by 척척석학사 2023. 11. 12.

단백질의 1차 구조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긴 하지만 실제적으로 단백질의 구조는 아주 복잡하기 때문에 가장 작은 폴리펩티드사슬의 완전한 모형을 예측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분류는 1차 구조(primary structure)부터 4차 구조(quaternary structure)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1차 구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단백질의 구조에 따른 분류

 단백질은 아미노산이라는 단량체가 길게 결합된 사슬 형태의 중합체입니다.

단백질의 1차 구조는 아미노산의 서열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됩니다. 가래떡 뽑혀 나오듯 합성되어 나온 그 자체가 1차 구조인 것입니다.

 2차 구조(secondary structure)는 폴리펩티드 사슬이 접혀질 때 인접한 아미노산들의 국부적인 배열에 의해 형성됩니다. 아미노산에도 극성이 있기도 하고, 산염기가 다르다 보니 근처에 있는 아미노산끼리 영향을 받아 접히는 모양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3차 구조(tertiary structure)는 폴리펩티드사슬이 3차원 모형의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대개 구상 구조(globular structure)를 형성합니다.

 4차 구조(quaternary structure)는 2개 또는 그 이상의 3차 구조 폴리펩티드사슬, 즉 2개 이상의 소단위(subunit)로 구성됩니다.

 

 

1차 구조와 상동성 폴리펩티드

 모든 폴리펩티드는 특이한 아미노산서열을 가집니다. 유전자에 따라 각각 다른 서열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아미노산 잔기 사이의 상호작용은 단백질의 3차 구조를 결정짓고 이는 다른 단백질과의 상관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유사한 아미노산 서열과 기능을 가지고 있는 폴리펩티드를 상동성(homologous)이 있다고 합니다.

 

 상동성 폴리펩티드 사이의 아미노산 서열을 비교해 보면 서로 다른 종 사이의 유전적 상관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DNA barcoding에 가장 잘 이용되는 미토콘드리아의 cytochrome C(시토크롬 C)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종을 판별하거나 생물의 진화 연구가 가능합니다. 여러 종 사이의 시토크롬 C의 서열을 비교해 보면 많은 양의 서열이 보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동성 단백질 내의 동일한 아미노산 잔기를 불변체(invariant)라고 하는데 이는 기능에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시토크롬 C의 경우에 불변체 잔기는 헴 같은 보결분자단 또는 에너지생산에 관련된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합니다.

 

 

돌연변이

 돌연변이는 DNA 서열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중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돌연변이라는 것은 수시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무작위적 현상입니다. 위에서 예로 들었던 시토크롬 C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불변체 위치에서 아미노산 치환이 발생하면, 그 생물은 생존할 수 없게 됩니다. 

 

 폴리펩티드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1차 서열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보통 화학적으로 매우 유사한 곁사슬을 가지는 아미노산으로 치환된 폴리펩티드의 기능은 현저하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러한 치환을 보존적(conservative) 치환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미노산서열에서 소수성 곁사슬을 가지고 있는 루신과 이소루신은 폴리펩티드의 기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서로 치환될 수 있습니다. 변이체(variable)라고 하는 이 잔기들은 폴리펩티드에 비특이적 기능을 합니다.

 

 보존적 부위와 변이체 부위의 치환은 진화관계를 추적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런 연구는 두 종의 생물이 분기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폴리펩티드의 1차 구조의 차이는 증가한다는 가정 하에서 이루어집니다.
 사람과 침팬지의 시토크롬 C의 아미노산서열은 동일하며 약 400만 년 전에 분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추정은 주로 화석과 해부학적 증거를 토대로 한 것입니다. 사람의 시토크롬 C와 10개의 잔기만 다른 고래, 양, 캥거루는 5,0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동조상으로부터 진화해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낫적혈구 빈혈(겸형 적혈구성 빈혈)

 고등학생 때 교과서에서도 봤던 겸형 적혈구성 빈혈도 대표적인 돌연변이입니다. 다른 말로 낫모양세포빈혈(sickle cell anemia)라고도 하는데, 극심한 고통, 조직의 파괴와 조기 사망의 특징을 가집니다. 이 돌연변이는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유전자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 연구는 Linus Pauling 등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헤모글로빈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여 분자병(molecular disease)이라고 불렀습니다. 성인 인간의 헤모글로빈(HbA)은 동일한 두 개의 α 사슬과 β 사슬로 되어 있습니다. 낫모양세포빈혈은 헤모글로빈 A의 β 사슬에서 단일 아미노산의 치환에 의해 일어납니다.

 이 질병을 가진 환자의 헤모글로빈 분자를 분석 결과, HbA와 낫모양세포 HbS 사이의 유일한 차이점은 β 사슬의 6번째 아미노산의 위치에 음전하를 띠는 글루탐산 대신에 소수성 발린으로 치환되어 있었습니다.

 

 

 음전하의 글루탐산 대신 소수성 발린의 치환 때문에 HbS분자는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응집하여 견고한 막대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환자의 적혈구가 낫모양으로 변하고 용혈이 일어나 심각한 빈혈을 일으킵니다. 이 적혈구는 정상 적혈구보다 산소 결합능력이 낮습니다. 최근까지도 이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은 유아기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진화 선택적 압력에 의해 돌연변이는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부모 중 한 사람으로부터만 이 돌연변이가 유전된다면, 자녀는 이형접합체(heterozygous) 유전자일 것입니다. 즉 하나의 정상적인 HbA 유전자와 하나의 결함 HbS 유전자가 동시에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헤모글로빈의 약 40%가 낫형 적혈구이고, 나머지 60%가 정상적혈구를 가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낫모양세포형질은 중앙아프리카지역에서 특히 많이 나타납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원주민의 40% 정도가 낫모양세포 소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라리아 열병은 헤모글로빈에 침투하는데, 낫모양세포형질의 헤모글로빈에서는 생장하지 못합니다. 이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게 하고, 중앙아프리카인들의 생존율을 높여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