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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 Biochemistry

아미노산의 반응, 펩티드 (쉽게 배우는 생화학 03)

by 척척석학사 2023. 11. 10.

아미노산의 반응과 펩티드

 아미노산이 다른 아미노산과 결합하는 결합방식을 펩티드결합이라고 합니다. 폴리펩티드는 아미노산이 펩티드결합에 의해 연결된 중합체입니다. 폴리펩티드의 구조 형성에 중요한 이황화다리(disulfide bridge)에 대해서도 말씀드리며 거대한 단백질보다는 작지만 생물학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펩티드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펩티드 결합 형성 peptide bond

 카르복실기, 아미노기, 곁사슬기(이하 R기) 등을 가지는 아미노산은 여러 화학반응을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아미노산이 일렬로 연결되면서 펩티드, 단백질을 형성하게 됩니다. 같은 말이 반복되어 헷갈릴 수 있는데, 아미노산과 아미노산이 합체되는 결합의 이름이 펩티드 결합입니다. 폴리펩티드는 펩티드 결합에 의해 연결된 아미노산의 직선중합체(linear polymer)입니다. 

 

 2개의 아미노산이 결합하면 디펩티드(dipeptide), 3개의 아미노산이 결합하면 트리펩티드(tripeptide), 4개면 테트라펩티드(tetrapeptide)라고 부릅니다. 이때 아미노산이 결합하면 연결된 아미노산은 아미노산 잔기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름의 접두사가 아미노산 잔기의 수를 나타냅니다.

 

 펩티드 결합 방식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아미노산에는 카르복실기와 아미노기 그리고 R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글리신과 세린이 결합한다고 했을 때, 글리신의 카르복실기와 세린의 아미노기가 탈수축합 반응을 하여 하나의 디펩티드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간단히 표기하자면 NH₂-C(글리신)-CO=NH-C(세린)-COOH + H₂O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펩티드의 N-말단 쪽에 있는 자유 아미노기(free amino group)를 N-말단 잔기(N-terminal residue)라 하고 왼쪽에 표기합니다. 그리고 C-말단 쪽에 있는 자유 카르복실기(free carboxyl group)를 C-말단 잔기(C-terminal residue)라 하고 오른쪽에 표기합니다. 위처럼 아미노산은 직선으로 연결되는 중합체이기 때문에 N-terminal에서 C-terminal로의 방향성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펩티드는 N-말단잔기에서 시작하여 아미노산서열을 따라 명명합니다.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H₂N-Tyr-Ala-Cys-Gly-COOH 이면, H₂N 쪽부터 읽어서 티로실알라닐시스테이닐글리신이라고 부릅니다.

 

 아미노산이 3,4개가 아니라 수십 개에서 수만 개까지 결합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 체내에서 가장 큰 단백질인 Titin은 27,000개의 아미노산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아미노산의 결합이 점점 길어지게 되면서 아미노산 서열에 따라 3차원 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모든 아미노산 잔기를 연결하는 결합이 단일결합이기 때문에 폴리펩티드는 단일 결합 주위의 회전에 의해 일정한 형태적 변화가 생깁니다. 대부분의 폴리펩티드는 자연적으로 활성화된 모양으로 변화합니다.
 1950년대 초 Linus Pauling 등은 X-선 회절을 이용하여 펩티드 결합 구조를 연구하였는데, 이 연구를 통해 펩티드 결합 구조는 매우 단단하고 동일한 평면 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발표하였으며, 일부 펩티드 결합이 부분적으로 이중 결합의 성격을 띤 공명혼성임을 추정했습니다.

 

 이처럼 구조가 견고한 펩티드 결합은 여러 특성을 가집니다. 폴리펩티드 골격사슬 내 약 33%의 결합이 자유롭게 회전할 수 없기 때문에 허용된 구조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적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길어진 폴리펩티드의 일부분에서 R기가 반대편에 계속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R기만 보았을 때, 위, 아래, 위, 아래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물론 차후 3차원 구조형태를 가지면서 다른 모양이 됩니다.

 

 

이황화다리 disulfide bridge

 시스테인(cystein)의 설프히드릴기는 반응성이 매우 높습니다. 설프히드릴기의 가장 흔한 반응은 이황화물을 형성하는 산화 반응입니다. 즉 2분자의 시스테인 만나면, -2H 되면서 시스틴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때 생겨나는 -S-S 결합을 이황화다리(disulfide bridge)라고 부릅니다. 이 결합이 중요한 까닭은 이황화다리는 많은 폴리펩티드와 단백질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결합이기 때문입니다.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펩티드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단량체인 아미노산이 펩티드결합을 통해 길어지게 된 형태를 폴리펩티드라 부릅니다. 통칭 펩티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펩티드의 구조는 거대한 단백질보다는 작지만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펩티드는 다세포생물이 복잡한 대사활동을 조절하는 데 사용하는 신호 분자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안정된 생체 내 환경은 항상성(homeostasis)이라 불리는 상반된 과정 사이의 역동적 상호작용에 의해 유지됩니다. 상반되는 기능을 갖고 있는 펩티드 분자는 수많은 대사과정, 즉 섭식행동, 혈압, 고통 지각 등의 조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도 볼 수 있는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리를 하는 분들이라면 글루타치온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 때 핫했던 백옥주사가 바로 글루타치온입니다. 글루타티온이라고도 하는데,

항산화제인 글루타티온(glutathione)은 모든 생물체에서 발견됩니다. 이는 단백질과 DNA 합성, 약품과 독성물질의 대사 및 아미노산 운반 등과 같은 세포 대사반응에 큰 역할을 합니다. 또한 글루타티온은 환원제로 작용하는데, 환원 성분은 시스테인의 잔기의 -SH이기 때문에 글루타티온의 약자를 GSH로 표시합니다. 글루타티온은 산소 대사의 부산물인 R-O-O-R과 같은 과산화 물질과 반응하여 세포를 보호합니다.

 

 비만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뇌 속의 다양한 신호 분자가 섭식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중에 신경펩티드 Y(neuropeptide Y)와 갈라닌(galanin) 같은 식욕촉진 펩티드가 있는 반면,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과 알파 멜라닌세포촉진 호르몬(α-melanocyte stimulating hormone)과 같은 식욕억제 펩티드가 있습니다. 또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방세포에서 주로 방출되는 렙틴(leptin) 단백질이 신경펩티드 Y, 갈라닌 및 다른 식욕촉진 신호 분자의 유전자발현을 감소시킴으로써 음식섭취를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즉 렙틴이 고장 나면 오히려 식욕억제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혈압 또한 혈액량, 점성과 같은 여러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혈액량에 영향을 주는 펩티드에는 바소프레신(vasopressin)과 심방성 나트륨 이뇨성 인자(atrial natriuretic factor)가 있습니다.
 항이뇨 호르몬(ADH)이라고도 불리는 바소프레신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생성되는 9개의 아미노산 잔기로 된 펩티드로 수분평형과 식욕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조절합니다. 항이뇨 호르몬은 뇌하수체선에 운반되어 저혈압 또는 혈액의 고농도 나트륨이온에 반응하여 방출됩니다. 신장에서 물을 더 흡수하도록 만듭니다. 

 

 흥미롭게도 ADH는 수유기 중 유선에 의한 우유분비를 촉진하고 모성애, 성적 및 사회적 행동 등에 영향을 주는 옥시토신과 매우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옥시토신 역시 시상하부에서 생성되는 펩티드입니다. 옥시토신은 자궁에서 생성되기도 하는데 이는 분만 중 자궁근육의 수축을 촉진하는 호르몬입니다. 항이뇨 호르몬과 옥시토신은 구조가 서로 유사하여 두 분자의 생물학적 기능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옥시토신도 약한 항이뇨작용이 있고, 바소프레신은 약간의 옥시토신 같은 작용을 나타냅니다. 

 

 바소프레신과 정반대로 작용하는 펩티드는 심방성 나트륨 이뇨성 인자(ANF)입니다. ANF는 심장과 신경계의 특수한 세포에 의해 생성되는데, 체내 물을 신장으로 많이 내보내어 소변량이 증가, 희석된 오줌의 생성을 촉진합니다. 심장성 나트륨 이뇨성 인자는 어느 정도의 나트륨이온 배설을 증가시키고, 물의 배설을 증가시켜 신장에 의한 레닌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효과가 나타납니다. (레닌: 혈관수축 호르몬인 안지오텐신의 형성을 촉매 하는 효소)

 

 마지막으로 오피오이드 펩티드입니다. 오피오이드는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운 감각을 주는 분자입니다. 마취제를 연구하던 연구자들의 호기심으로부터 발견되었습니다. 신경조직에서 많이 발견되는 펜타펩티드로서 루-엔케팔린과 메트-엔케팔린이 있는데 이 둘은 C-말단 아미노산의 잔기만 다릅니다. 반대로 P물질과 브레디키닌은 고통의 인식을 자극합니다. 이러한 고통감지현상은 동물에서 조직의 손상을 미리 예방해 주는 일종의 보호 기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