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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 Biochemistry

구상 단백질 (쉽게 배우는 생화학 10)

by 척척석학사 2023. 11. 18.

  구상 단백질은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둥근 공 모양을 가진 단백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구상 단백질은 작은 리간드나 핵산 또는 단백질 같은 거대 분자와 결합합니다. 대표적인 미오글로빈과 헤모글로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상 단백질 globular protein

 구상 단백질은 특정 리간드에 대해서 상보적 구조를 한 공동(cavity)이나 갈라진 틈을 포함한 표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리간드가 단백질에 결합하면 구조의 변화에 따른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근육세포에서 미오신이 ATP와 결합하면 근육수축이 일어납니다.

 

 산소와 결합하는 미오글로빈과 헤모글로빈은 보결분자단 헴을 가지고 있는 헴단백질(hemoprotein)입니다. 이 두 단백질의 헴은 산소와 가역적으로 결합하지만 그 생리적 기능은 현저히 다릅니다. 헴의 화학적 성질은 보결분자단 중심부에 위한 Fe2+ 에 달려있습니다. 철(Fe) 원자는 프로토포르피린 고리(protoporphyrin ring) 중앙에 위치한 4개의 질소와 결합하고 있습니다. 

 

 미오글로빈은 근육세포 내 산소 저장소일 뿐만 아니라 대사가 활발한 세포에 산소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능도 합니다. 반면에 헤모글로빈은 온몸의 세포에 산소를 공급합니다. 이 두 단백질 구조의 비교를 통해 단백질의 여러 중요성과 기능 그리고 조절작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미오글로빈 myglobin

 골격과 심장근육에 많이 존재하는 미오글로빈(myoglobin)은 붉은색입니다. 물속에서 오래 잠수하는 고래 같은 포유동물은 근육 속에 고농도의 미오글로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근육이 갈색을 띱니다. 미오글로빈의 단백질 성분인 글로빈은 α-나선의 9개 마디를 포함하는 하나의 단일 폴리펩티드사슬로 되어 있습니다.

 

 접혀있는 글로빈사슬은 갈라진 틈 모양을 하고 그 틈은 완전히 헴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자유 헴[Fe2+]은 산소에 대하여 강력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고, 비가역적으로 산소와 결합하여 헤마틴[Fe3+]이 됩니다. 헤마틴(hematin)은 산소와 결합할 수 없습니다.

 

산소 결합 부위 내 소수성 포르피린 고리와 아미노산 곁사슬 사이의 비공유 결합의 상호작용은 헴의 산소에 대한 친화력을 감소시킵니다. 감소된 친화력은 Fe2+의 산화를 방지하고 산소와의 가역적인 결합을 가능하도록 만듭니다. 헴과 상호작용하는 모든 아미노산은 2개의 히스티딘을 제외하고는 소수성이며 그중 하나인 근위 히스티딘(proximal histidine)은 헴의 철이온과 직접 결합합니다. 다른 하나인 원위 히스티딘(distal histidine)은 산소 결합 부위를 안정화시킵니다.

 

 

헤모글로빈 hemoglobin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폐에서 신체의 모든 조직으로 운반합니다. 헤모글로빈 단백질은 α와 β로 구성된 4개의 소단위를 가집니다. 각 소단위의 헴은 산소와 가역적으로 결합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헤모글로빈은 HbA 분자로 2개의 α₂β₂ 구조입니다. 다른 형태의 HbA₂ 의 2%는 β-사슬 대신 δ-사슬(delta chain)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산 전 여러 개의 폴리펩티드가 추가적으로 합성됩니다. 초기 배아 시기의 ε-사슬(epsilon chain)과 태아 시기의 γ-사슬(gamma chain)은 β-사슬과 매우 유사합니다. 즉 α₂ε₂와 α₂γ₂의 헤모글로빈은 HbA보다 산소에 대하여 친화도가 더 크기 때문에 태아는 산모의 혈액으로부터 효율적으로 산소를 흡수합니다.

 

 흥미롭게도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의 α-와 β-사슬의 3차원 모형은 매우 유사하지만 이들의 아미노산서열은 완전히 다릅니다. 많은 종들에서 이 두 분자를 비교해 보면 9개의 아미노산 잔기는 변하지 않습니다. 이 불변의 아미노산 잔기는 산소 결합에 직접 영향을 주고 다른 잔기들은 α-나선 펩티드 단편을 안정시킵니다. 그리고 나머지 잔기들은 현저하게 변합니다. 대부분의 치환은 보수적인데, 즉 각 폴리펩티드의 내부는 무극성입니다.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 모두 산소와 가역적으로 결합하지만 헤모글로빈은 더 복잡한 구조와 산소 결합능력을 나타냅니다.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한 형태와 결합하지 않은 형태 사이에서 상호전환할 때 각 αβ-이합체의 소단위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비공유 결합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두 개의 이합체 사이의 비교적 적은 수의 상호작용은 이 전환과정에서 현저히 달라집니다. 디옥시헤모글로빈 구조를 T 상태(tau state)라 하고 옥시헤모글로빈을 R 상태(relaxed state)라고 합니다. 이합체 사이의 상호접촉에서 산소-유도에 의한 구조적 재조정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다시 말해 하나의 소단위의 형태 변화가 다른 소단위에 빠른 속도로 전파됩니다. 그 결과 헤모글로빈은 T와 R상태의 두 안정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산소해리곡선

 소단위의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헤모글로빈의 산소해리곡선은 S자 모양(sigmoidal shape)입니다. 첫 번째 산소 분자가 헤모글로빈에 결합하면 두 번재 산소의 결합을 더욱 증가시키는데, 이러한 반응을 협동 결합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첫 번째 산소 분자가 헤모글로빈에 결합할 때 그 3차 구조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첫 번째 산소 분자의 결합은 나머지 3개의 산소 분자가 헤모글로빈 분자에 쉽게 결합하도록 촉진합니다. 산소분압이 높은 폐에서 헤모글로빈은 산소에 의해 빠른 속도로 포화되어 R상태로 전환됩니다. 그러나 산소가 결핍된 조직에서 헤모글로빈은 산소의 절반 정도를 방출합니다.

 

 헤모글로빈과는 반대로 미오글로빈의 산소해리곡선은 포물선을 이룹니다. 미오글로빈 산소해리곡선은 헤모글로빈 산소해리곡선 왼쪽에 있기 때문에 근육세포의 산소 농도가 매우 낮을 때 미오글로빈은 산소를 방출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오글로빈은 산소 친화력이 헤모글로빈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산소는 혈액에서 근육으로 이동합니다. 

 

 산소 이외의 다른 리간드 결합은 헤모글로빈의 산소에 대한 결합능력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서 헤모글로빈의 산소해리는 pH가 감소하면 증가하는데, 이 현상을 보아효과(Bohr effect)라고 합니다. 즉 산소는 세포의 필요량에 따라 전달됩니다. 에너지 생성을 위해 다량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 매우 활발한 세포는 또한 CO₂ 같은 다량의 노폐물을 만듭니다. CO₂가 혈액으로 확산할 때 물과 반응하여 HCO₃-와 H+를 만듭니다. 수소이온이 헤모글로빈 분자의 여러 이온화 그룹에 결합하여 헤모글로빈을 T 상태로 전환시킵니다. 이는 결국 산소 해리를 촉진시킵니다. 그리고 수소 이온은 디옥시헤모글로빈과 우선적으로 결합합니다. 수소 이온 노동의 증가는 단백질의 디옥시 구조를 안정화시킵니다. 소량의 CO₂가 헤모글로빈 분자의 말단 아미노기와 결합할 때 단백질의 디옥시형(T 상태)은 더욱 안정화됩니다. 

 

 

BPG 2,3-글리세린산이인산

 2,3-글리세린산이인산(BPG)이라고도 불리는 글리세린산-2,3-이인산은 헤모글로빈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물질입니다. 대부분의 세포는 소량의 BPG를 가지고 있으나 적혈구는 다량의 BPG를 가집니다. BPG는 해당작용의 중간 물질인 글리세린산-1,3-이인산으로부터 형성됩니다. BPG가 없는 상태에서 헤모글로빈은 산소에 대해 높은 친화력을 가집니다. 수소이온과 CO₂의 경우처럼 BPG는 디옥시헤모글로빈을 안정화시킵니다. 음전하의 BPG분자는 헤모글로빈 분자의 중앙에 위치한 양전하의 아미노산과 결합합니다.

 

 폐에서는 이 과정의 반대현상이 일어납니다. 즉 높은 산소 농도가 디옥시헤모글로빈을 옥시헤모글로빈 구조로 전환시킵니다. 첫번째 산소 분자와의 결합에 의해 유도된 헤모글로빈 3차 구조의 변화는 CO₂, BPG와 수소이온을 방출합니다. 수소이온은 HCO3-와 반응하여 탄산을 형성한 다음 CO₂와 H₂O로 다시 해리합니다. 그 결과 CO₂는 혈액으로부터 폐포로 확산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상단백질에 대해 알아보고 이에 속하는 미오글로빈과 헤모글로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